茶の味 (녹차의 맛)

녹차의 맛이라는 일본 영화를 보았다. 사실 제목만 보고는 왠지 미스터 초밥왕 같은 분위기처럼 녹차의 역사와 진정한 맛을 찾아가는 다큐멘터리와 같은 영화일 줄 알았다. 그러나 오산이었다.

영화의 시작은 짝사랑했던 여학생을 떠나보낸 하지메의 애틋함이 봄날에 떨어지는 벚꽃잎처럼 흩날린다. 그러나 하지메의 머리속을 뚫고 지나가는 여학생을 태운 열차의 모습은 영화가 범상치 않음을 드러내고 있다.

이 영화는 다양한 고민거리를 가진 가족의 퐌타지를 주제로 하고 있다. 평범한 가족으로 퐌타지를 이끌어낸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다행히도 이 가족의 구성원들은 대략 평범치 않다.

우선 우스꽝스러운 액션 연기를 펼치면 틈만나면 굽쇠와 창문닫기 놀이를 하며 하루를 보내는 할아버지(실제로 이분은 일본의 유명한 트롯트 가수란다)

그리고 아이들을 키운 후 다시 일을 시작하는 엄마, 최면술로 사람을 치료하는 무료한 일상의 아버지

녹음 스튜디오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삼촌은 사랑을 고백했으나 거절당했던 여자친구의 결혼을 축하해주러 온다.  막내 삿짱(사치코)은 늘 자신을 내려다보는 자기 자신의 환영에서 벗어나고픈 생각이 간절하다.

이외에도 뵨태 오탁후 만화가와 그 화실의 쌔끈 유부녀 (이 사람들 정말 엽기적임)

영화의 배경은 우리네 농촌의 분위기를 너무나도 잘 살리고 있다. 영화 전반에 걸쳐 동양의 여백미가 풍부하다. 영화를 보면서 흡사 온몸에 긴장을 풀게 되고 나도 모르게 시골 평상에 누워 하염없이 오수를 즐기는 기분이다.

각각의 가족 구성원의 이야기를 구성지게 엮었고, 중간중간의 엽기스런 일본영화의 매력이 듬뿍 담긴 영화였다. 특히 야마요 송은 압권이다. 이 노래는 한번 들어보면 정말 중독된다.

따스한 웃음과 잔잔한 감동이 함께하는 여름에 즐기는 차가운 녹차처럼 쌉쏘름하고 개운한 영화였다.

http://www.grasshoppa.jp/tea/

by nerd | 2006/07/30 21:43 | My lif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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